[K타운 맛따라기] 이 맛집들 알아야 진짜 LA 사람
LA는 한식 맛집이 유난히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엔 현지인들이 줄 서서 먹는 진짜 미국식 로컬 맛집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이민자 도시라는 특성 덕분에 다양한 음식 문화가 섞인 LA에는, 특정 세대와 지역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맛집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안드레스(Andre’s)’다. LA 토박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봤을 법한 이곳은, 한인들에게 떡볶이처럼 편안한 ‘콤포트 푸드’다. 넉넉한 양과 부담 없는 가격, 변함없는 맛 덕분에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모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조각 피자, 스파게티, 시저 샐러드, 갈릭 브레드 등 기본 메뉴도 충실하다. 1962년부터 파머스마켓 맞은편, 홀푸드 옆에서 영업하던 이곳은 최근 재개발로 인해 윌셔로 이전했으며, 새 주소는 한인들에게 익숙한 옛 ‘익스프레스 나이트클럽’ 자리다. 7가와 알바라도 근처 ‘랭거스 델리(Langer’s Deli)’의 대표 메뉴 ‘넘버 19’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는 LA 고유명사처럼 통한다. 유대계 전통에서 유래한 음식이지만, 이곳은 고기를 찌는 방식으로 부드러움을 더해 차별화했다. 녹듯이 부드러운 파스트라미에 오이 피클을 곁들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재개발 얘기도 있었지만 현재는 변동 없이 운영 중이다. 한밤중 출출할 때 찾게 되는 명소도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오리지널 타미스(Original Tommy’s)’는 매콤한 칠리버거로 유명하다. 대표 메뉴는 더블 칠리 치즈버거 세트로, 프렌치프라이와 콜라까지 합치면 1600칼로리에 달하는 ‘헤비급’ 조합이다. 노란 고추 한입과 칠리버거의 조화는 마니아들이 극찬하는 맛이다. 로티서리 치킨을 좋아한다면 멜로즈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치킨 카페(California Chicken Cafe)’를 추천한다. 8피스 다크미트 스페셜을 주문하면 넓적다리와 닭다리 4조각에 샐러드와 스팀드 라이스가 함께 나온다. 여기에 무제한 제공되는 토마토 살사와 과카몰리를 듬뿍 얹어 먹는 게 ‘정석’이다. 곁들여 나오는 피타 브레드는 지중해 감성을 더한다. 라치몬트에 있는 ‘와인 앤 치즈 샵(Wine & Cheese Shop)’의 ‘넘버 5’ 샌드위치는 바삭한 바게트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비네거, 프로슈토, 모차렐라, 아르굴라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메뉴다. LA 최고의 샌드위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가 있다. ‘필리페(Philippe the Original)’의 프렌치 딥 샌드위치는 실수에서 탄생한 전설적인 메뉴다. 로스트비프 샌드위치가 국물에 빠진 걸 맛본 손님이 반해 입소문을 탄 케이스. 다만 요즘은 맛집이라기보다는 관광 명소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핑크스 핫도그(Pink’s Hot Dogs)’도 언급할 수 있다. 라브레아 거리의 명물로, 마돈나가 새벽 리무진을 타고 와 핫도그를 사 먹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세계 각국 스타일의 핫도그를 맛볼 수 있는 재미난 공간이다. 피자를 좋아한다면 ‘피자리아 모짜(Pizzeria Mozza)’를 빼놓을 수 없다. 모차렐라 치즈 애호가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이곳은 마르게리타 피자부터 각종 시즈널 메뉴까지 정갈하고 정성스러운 맛을 자랑한다. 다이닝은 평일 오후 5시, 주말 낮 12시부터 가능하며 투고는 매일 낮 12시부터 제공된다. 한인들 사이에서 ‘후버 타코’로 불리는 ‘엘 타우리노 타코(El Taurino Taco)’는 올림픽과 후버 근처에 있다. ‘킹 타코’의 사촌 격으로, 비슷한 스타일의 핫소스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처음 방문한다면 소고기(카르네 아사다)와 돼지고기(알 파스토) 타코에 핫소스를 듬뿍 뿌려 먹어보자. 음료로는 멕시코식 식혜 같은 ‘오르차타(Horchata)’가 잘 어울린다. 해산물이 당긴다면 레돈도비치 피어로 향하자. 많은 이들이 바다 위 ‘한국 횟집’을 찾지만, 입구 쪽에 위치한 ‘해변 횟집’도 괜찮은 선택이다. 던지니스 크랩 한 마리와 마닐라 조개탕, 생새우까지 곁들이면 푸짐한 한상이 완성된다. 새우 머리는 튀겨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팁이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인앤아웃(In-N-Out)’이다. 오래 캘리포니아에 살다 보면 ‘인앤아웃’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레 생긴다. 맥도널드는 ‘정크푸드’, 쓰리가이스나 쉑쉑은 ‘침입자’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앤아웃에 대한 로컬의 자부심은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패티 한 장짜리 치즈버거에 구운 양파, 추가 채소와 토마토를 요청하는 게 최애 조합이다. 프렌치프라이는 ‘애니멀 스타일’로, 혹은 번을 빼고 양배추로 싸 먹는 ‘프로틴 스타일’도 인기다. 이 메뉴들은 정식 메뉴판엔 없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선 일종의 ‘비밀 코드’처럼 공유된다. 소개한 맛집들은 대체로 관광객보다 LA 현지인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줄 서서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지만, 기다릴 가치가 있는 진짜 로컬의 맛이 여기에 있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K타운 맛따라기 맛집 로컬 맛집들 한식 맛집 대표 메뉴